ke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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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2 21:12:03 작성 2021-10-22 22:43:32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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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기술과 그것을 파는 기술


중학교 다닐 때, 아버지의 책장에 있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의 제목에 심쿵했다가,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책을 입수했습니다. 그런데, 몇 줄 읽고 현타가 왔었습니다. 영문 제목은 "The Art of Loving" 인데, 그 때 혈기 왕성했던 저는 `기술`은 `테크닉`으로 생각했었죠. 제가 상상했던 내용은 1도 안 보였던 것이죠. 기술이 테크가 아니고 아트라니, 예술이라고 번역했으면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각설하고(본론으로 들어가서) 저는 프로그래밍으로 먹고 삽니다. 중1때부터 조기에 시작한 건데, 이제는 프로그래머가 직업입니다. 뭐, 종종 강의로 용돈을 챙기기도 합니다. 시간당 30만원 강의하면(기업 강의)  짭짤합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술 실력`은 내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평균 이상은 한다고 자부합니다. 10년 전에는 `내가 짠 코드로 몇 명이 행복할까` 고민하면서 살 정도였습니다.


옥희(okky)에 자주 올라오는, 아니 거의 매.일. 올라오는 질문의 대부분은 -좋은 표현으로- "아직 경험해 본 적 없는 곳을 선택해야 하는데, 어떤 게 나을까요?" 입니다.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들은 만드는 역할입니다. 영업(營業)이란 한자적 의미로는 영은 경영할 영, 업은 일 업으로 사업을 이끄는 다른 축입니다. 그걸 제가 잘 못합니다.


세상에 가치를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그 가치에 해당하는 돈을 통장의 계좌로 입금받아서 사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드는 장인과 그것을 잘 팔아 주는 사람이 있고, 그 혜택을 함께 `누리호`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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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

  • 야생개발자후보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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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01 01:14:32

    여러모로 생각을 하게 만드시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개발의 과정, 그 시발점은 어쩌면 그런 부분들이 없이 순수하게 만드는 힘의 강력함이 돋보이던 시대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본질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기에 만들줄 아는 자가 되는 것의 강력함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기 시작한 사회가 되었기에 이제는 '만드는 능력'의 가능성을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더 어려워지고, 더 복잡해지며, 한편으론 굉장히 효과적이고 효율적이게 바뀌었으나,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영업, 경영, 소통 등 다른 가치들 조차 취득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이 왔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시대에서 경쟁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저는 찬사를 보내게 되고, 또 동시에 그렇기에 원래의 가치가 희석되어가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 생각은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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