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해 보니 비전공자 + 국비 조합의 회원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공통적으로 취업에 있어서 고민이 많으신 듯 싶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케이스들을 고려하여 공부 팁들을 제안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전공자 출신이다보니 현실적이지 않거나 잘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댓글 주시면 반영해서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1. 절대적인 코딩양을 확보하세요.
프로그래밍은 그림 그리는거랑 되게 비슷합니다. 미술이론을 통달한 사람이 화가가 되는게 아닌 것처럼, 거꾸로 미술이론을 몰라도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 것처럼 프로그래밍을 많이 하지 않으면 프로그래밍을 잘할 수 없습니다.
전통적인 공부를 하신 분들은 슬라이드 보고 개념 학습하고 노트 정리 하는 식의 공부를 하실 수 있는데, 프로그래밍 공부와는 상성이 매우 좋지 않은 공부입니다. 이해가 일단 안가셔도, 일단 키보드를 많이 두드리면서 코딩을 많이 하세요. 의심스러워도 하다보면 저절로 이해 가는 경험을 하시게 될거에요.
2. 강사/강의에만 의존하지 마세요.
다른 공부도 마찬가지인데, 강사는 길잡이에 불과합니다. 가끔 보면 강사의 퀄리티에 대한 의문들이 많이 보이는데 (실제로 그럴 수 있고요), 그럴수록 책 사서 읽고 강의 듣고 혼자 코딩 하는 시간을 계속해서 가지셔야 합니다.
코딩하다 문제가 생기실 수 있는데, 초장에는 선생님께 여쭤보는게 가능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스스로 구글링을 해서 해결해야 합니다. 아주 귀찮으시겠지만 이 능력도 기르지 않으면 나중에 고생 많이 합니다.
3. 시키지 않은 프로젝트를 하세요.
국비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부분 그 프로젝트를 거쳐 지원서를 냅니다. 제가 채용 담당을 한적이 있는데, 포트폴리오로 국비 프로젝트를 그대로 내신 분들이 꽤 있습니다. 저는 면접 때 부르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렇게 프로젝트를 내는 사람은 이 업에 대한 열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비전공 + 국비 + 신입에게 그 누구도 실력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건 전공 신입도 마찬가지인데, 어차피 신입은 다 가르쳐서 써야하고 그렇게 잘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잘하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하거나 culture fit이 안맞거나 하는 경우가 99%입니다.
즉, 신입분들이 포폴로 보여줘야 할 것은 실력이 아니라 열정입니다. 이 업에 진지하고, 앞으로도 프로그래머로 커리어를 이어 나갈 것이다, 난 여기에 인생을 걸었다, 하는 간절함이 전달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이 시키지 않은 프로젝트를 하는 것입니다. 그 프로젝트가 엄청날 거라는 기대는 누구도 안하니, 고민이 녹아 있는 기획으로, 신경 쓴 때깔로 포폴을 만들어 보세요. 장담컨데 수많은 국비 출신 포폴에서 두드러 질거에요.
추가로, 포폴 만들 때 디자인과 문서로서의 완결성도 최대한 신경 써서 만드세요. 오탈자 안들어가고 비문 안들어가게, 글과 설명도 똑똑해 보이게 쓰세요. 포장지가 예뻐야 물건을 사는 것처럼, 실력 여하에 상관 없이 자기 PR 신경써서 하는 사람은 누구나 높이 사고, 아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포폴을 보면 이 사람 커뮤니케이션도 잘 할 것 같다,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4. “국비 출신” 이라는 스테레오 타입에 자신을 가두지 마세요.
제 주변에 국비 출신 중에 해외 대기업이나 네카라쿠배 가신 분들이 있고, 애초에 포기하고 특정 업계에서만 계속 구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 보면, 이미 자신의 가능성을 비전공 국비 라는 한계 안에서 가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 기술 스택이 정해져 있고, 그 이상을 갈 거라는 생각을 안하시기 때문에 자기계발이 적어질 수 밖에 없고, 역시나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됩니다.
물론 자신의 업계와 안정성이 마음에 드셔서 그런 선택을 하시는건 전혀 문제가 안되지만, 마치 국비 출신은 다 그렇게 되고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안타까운 얘기죠.
절대 자신에게 한계를 짓지 말고, 지금 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세요. 제가 아는 고졸/비전공 출신들 중에 잘된 사람들이 너무 너무 많습니다. 코딩은 천재들이 하는게 아닌데 지금 구인난까지 겹쳐 있기 때문에, 정말 마음을 어떻게 먹고 노력하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어떤 회사든 다 갈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지금 당장 취업할 수 있는 회사의 범위가 마음에 안드실 수 있습니다. 일단 들어가서 경력 쌓고, 3년차에 옮기세요. 준비만 제대로 하면 역시 가고 싶은 곳 가기 쉽습니다.
이번 글은 제가 국비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르고 쓴 얘기도 있을 것 같은데요, 댓글로 첨언해 주시면 감사 드리겠습니다.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