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네카라쿠배를 가장 쉽게 가는 방법은 자신의 기준을 올리는 것입니다.
추상적으로 들리시겠지만, 실제가 그렇습니다. 바깥에서 볼 땐 어떨지 몰라도 이 회사들은 학벌을 많이 보는 회사들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학교 출신들이 많은 이유는 그 학교들 내에 학생들의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높습니다. 그 분위기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그냥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해도 저 회사들을 가는거고요.
그럼 그 바깥에 있는 환경에선 어떻게 하냐가 문젠데, 기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에 많이 도전하셔야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최대한 시야를 넓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공모전, 오픈소스, 인턴도 많이 하고, linkedin 서치 하다 내가 가고 싶은 직장에 계신 분들에게 메일을 보내서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여쭤보기도 했고요. ACM ICPC 와 같은 대회를 준비하시는 것도 좋고요.
최대한 높은 기준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세요.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생각보다 별로 중요한게 아닐 수 있어요. (면접 스터디 등) 자기가 되고 싶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볼 수 있으면 그 실력이 바로 되진 못해도 언젠간 될 수 있을거에요. 애초에 네카라쿠배 가는 실력이 탈 인간급 실력이어야 가는 것도 아니구요.
2. 최대한 깊히 파라
네카라쿠배 중 한 회사에서 학부 때 인턴을 했었는데, 그때 정직원 면접에 대한 얘길 들었던게 재밌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Java 언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본다고 합시다. Garbage collection이 뭐냐고 물어본다고 하죠. 거기에 대답을 잘 했다면, 그 다음 질문으로는 Garbage collection 알고리즘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얘기해 달라고 합니다. 보통은 여기에 대답을 잘 못하죠. 예를 들어서 mark-and-sweep 같은 알고리즘을 얘기했다면, mark-and-sweep 알고리즘의 단점이 뭔지를 물어봅니다.
이런식으로, 하나의 토픽에 대해서 잘 모르겠습니다가 나올 때 까지 계속 깊히 들어가는겁니다.
어떤 것이든 깊히 판 사람은 다른 것도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건데, 보통 학부 졸업생 중에 이게 준비 되어 있는 사람이 매우 드뭅니다.
즉,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해야 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드시겠지만, 언어나 framework 하나 정해서 끝까지 파보세요. 주변에서 자기가 그걸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시중에 나와 있는 2차 자료들 중에 자기가 못 본 게 없을 때까지 계속 파세요. 깊게 파면 다른걸 배우는데 아주 적은 시간만 걸립니다. 포트폴리오는 시간만 들이면 누구나 만들지만, 이런 기술적 깊이는 아무나 만들 수 없어요.
3. 기본을 튼튼히
네카라쿠배가 문화가 다 다를진 모르겠는데, 최소한 제가 인턴 했던 곳에선 신입이 학부 때 쓰던 언어나 framework 같은 곳은 크게 보진 않았습니다. 학부 수업에서 다루는 내용 잘 숙지하고 있는지, 협업을 하는데 문제가 없는지가 더 중요하죠. 항상 프로젝트는 바뀌고 언어들도 새로 나오니까요.
역시 기본은 학교 수업입니다. 학교 수업 열심히 들으시고, 슬라이드나 수업만 보고 끝내지 마시고 꼭! 교과서를 읽어보세요. 문제를 다 안풀어봐도 되니, 교과서를 열심히 읽고 문제를 보면서 생각을 깊히 해보세요.
4. “세상에 쥐톨만큼의 영향이라도” 주는 프로젝트를 하세요.
”내가 ~언어 할 줄 압니다” 에 대해서는 현업자들은 학생들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실제로 서비스를 해서 고객들을 만나봤냐의 여부가 아주 큰 차이를 가지기 때문인데요,
이런 의미에서 프로젝트를 하실 때 포폴용으로 하시는건 임팩트가 작을 수 밖에 없습니다. 세상에 쥐톨만한 영향이라도 주는, 고객이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세요. 누구도 이 경험을 무시하지 못할거에요.
5. 마치며
네카라쿠배는 (최소한 이제는) 대기업이고, 대기업에선 엄청난 고수를 뽑는게 아니라 톱니바퀴에 넣어서 문제가 되지 않을 사람들을 뽑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이 뽑아야 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네카라쿠배에 가고 싶으시다면, 네카라쿠배에 간게 인생에서 가장 큰 자랑이 되면 안됩니다. 그보다 더 높은 기준을 갖고 가셔야 그 다음 커리어가 성립합니다. 이 허들은 전체 개발자 일생에서 시작에 불과하니까요.
좋은 개발자들이 업계에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긴 글을 남기게 되었는데요, 다들 화이팅입니다.